[아는 기자]‘역대급’ 힌남노, 어떤 태풍이었나?

2022-09-06 22



[앵커]
다시 아는 기자, 이번에는 조현선 기자와 한반도 내륙에 2시간 20분 동안 머문 역대급 태풍 힌남노, 어떤 태풍이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질문1] 피해는 컸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이 온다고 워낙 강하게 경고해서, 우려보다는 약했다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다른 태풍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네, 종류별로 순위를 매겨봤습니다.

먼저 중심기압, 주변 힘을 빨아들이는 힘입니다.

태풍의 강도라고 볼 수 있죠.

한반도 상륙 당시 강도를 기준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습니다.

힌남노는 오늘 오전 4시 50분, 거제에 상륙했을 때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이었는데요.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의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바람도 아주 거셌지만 예상보다 순위가 높진 않았습니다.

일최대풍속 초속 37.3m로 8위에 해당됐습니다.

숫자는 힌남노가 높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기압은 숫자가 낮을수록 강한 겁니다.

힌남노는 상륙 당시의 수치로는 3위지만, 그 과정에선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한반도로 바짝 다가왔던 어제 오전만해도 힌남노는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로 '초강력'의 태풍이었습니다.

또한 비의 양은 하루 최다강수가 포항 342mm였는데, 2002년 루사 당시 강릉 870mm 비하면 절반 넘게 적지만요.

한라산에 총 1000mm가 넘는 폭우가, 포항엔 1시간에 100mm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으니 결코 만만치 않은 태풍이었습니다.

[질문2] 역대 3위면, 그래도 무서운 규모의 태풍인데, 다른 태풍 때보다는 큰 고비가 빨리 넘어갔다는 느낌도 듭니다.

네, 힌남노는 짧고 굵었습니다.

2시간 20분.

힌남노가 한반도 내륙에 머문 시간입니다.

오늘 아침 이동 경로를 잠시 짚어보면, 4시 50분 거제에 상륙했을 때 육지를 관통한 뒤 포항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봤는데요.

실제로는 포항보다 남쪽인 울산에서 동해로 빠졌습니다. 

거기에 속도까지 붙고 북쪽 건조한 공기가 태풍을 밀면서 육지 관통 시간이 예상보다 짧아진 겁니다.

4조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던 2003년 매미와 비교를 하면요.

경남 사천으로 상륙했다 울진에서 동해로 빠져나갔습니다.

힌남노가 매미에 비해 위험반원에 든 지역도 기간도 줄었던 셈입니다.

[질문3] 불행중 다행이네요. 매미나 사라 이번에도 그렇고 유독 가을에 큰 태풍이 많이 왔던 것 같아요. 태풍이 또 올 가능성도 있나요?

네, 가능성 충분합니다.

그리고 오늘 기상청 브리핑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북위 24도 인근에 동그랗게 만들어진 저기압이 하나 보입니다.

지금은 열대저압부, 그러니까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전 단계입니다.

그렇다고 모두 태풍이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해서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라는건가요?

네, 이번 힌남노가 강력해진 이유, 높아진 수온이 이유 중 하나였죠.

태풍은 바다의 열에너지를 먹고 자랍니다.

태풍의 길인 동중국해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있고요.

9월은 태양고도가 높아 1년 중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습니다.

대형 태풍이 생기기 쉽다는 뜻이죠.

가을 태풍이 큰 피해를 남기는 이유입니다.

태풍 점점 예측하기도 어려워진다하니, 그저 대비를 잘하는 방법밖에 없겠습니다.

조현선 기자, 잘 들었습니다.